부담스러운 일을 맡았을 때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가정교회는 “가정교회 사역원”(가사원)이라는 이름으로 북미, 대양주, 한국 3개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지난 주에 각 지역을 대표하는 원장을 선출하는 투표가 있었습니다. 북미에서는 김인기 목사님(올랜도비전교회 은퇴목사)이 선출되셔서 3년 임기의 사역을 연임하게 되었습니다.

2주 후에는 이사 투표가 있습니다. 이사회는 국제 가사원장(이수관 목사)과 북미, 대양주, 한국 가사원 원장과 선교 이사를 포함해서 14명으로 구성됩니다. 이사회의 역할은 가정교회의 방향을 정하고, 당면한 문제와 필요에 대해 방안을 제시하고, 재정을 검토합니다. 이사 임기도 3년인데 저는 2년 전에 북미 이사로 선출되어 마지막 1년 임기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사들은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중요한 안건은 온라인 회의로 결정하고, 일년에 한번 매년 봄 컨퍼런스를 마치면 3박 4일 동안 대면 수련회를 가집니다.

가정교회를 처음 시작하신 최영기 목사님께서 이사로 선출된 분들에게 이런 권면을 남기셨습니다. “이사로 선출된 사람은, 자신이 아니면 가정교회를 염려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교회를 넘어서 가정교회 전체를 살피고, 가정교회 전체를 위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전통적인 교회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흐름이 보이면 바로 잡고, 정체에 빠지고 있는 것 같으면 해결책을 찾고, 가정교회 정신이 흐려지는 것 같으면 다시 상기시켜, 주님이 오시는 그날까지, 가정교회가 주님이 꿈꾸셨던 그 모습으로 계속 변화 발전해 가도록 만드는 진정한 리더가 되면 좋겠습니다.”

저는 목민교회를 개척한 이후에 목회 이외에는 일체 다른 사역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노회의 임원도 차례로 돌아가며 섬기는 것이 관례인데 양해를 구하고 사양했습니다. 개인적인 관계도 대부분 단절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가정교회는 저희 교회 사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토론토 지역에서 가정교회를 하시는 분들을 섬기는 지역목자와 가사원 이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저는 성향상 리더 역할에 많은 부담을 느낍니다. 만역 저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리더의 역할을 자원해서 맡지는 않을 성격입니다. 그러나 가끔 리더의 역할이 주어지는 피할 수 없는 부르심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맡은 일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 늘 세 가지 말씀을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고마운 선물과 부르심은 철회되지 않습니다” (롬 11:29),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마 25:40),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마 22:37).

다른 칼럼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