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소리

2025-05-18

고등학교 시절 자주 듣던 팝송이 있었습니다. 사이먼 앤 가펑클 (Simon & Gar funkel)의 “The Sound of Silence”라는 곡입니다. 곡 자체도 매력적이었지만 제목이 마음에 들어 좋아했습니다. 가사의 의미는 물론 뜻도 잘 몰랐지만 서로 모순되는 두 단어의 제목이 그냥 좋았습니다. 저의 생각을 표현해주고 저를 이해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일주일을 침묵 가운데 지냈습니다. 두주간 연속으로 있었던 목회자 컨퍼런스와 평신도 세미나에서 인도했던 강의가 목에 무리를 주어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말을 할 수 없으니 듣는 것과 관찰하는 것에 집중하게 되면서 수동적이 되었고, 꼭 필요한 것 아니면 반응조차도 할 수 없었습니다.

말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침묵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주변 사람들을 답답하게 하는 것이고, 저에게는 불편한 일입니다. 하지만 지난 일주일은 침묵 속에 평안함이 있었고, 위로가 있었고, 진심이 있었고, 하나님의 소리가 있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침묵은 자칫 무관심, 포기, 보복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믿음, 기다림, 존중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전자는 인간 중심의 언어로 표현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고, 후자는 하나님 중심으로 표현될 때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많은 경우 침묵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평생 하나님을 믿어 왔지만 하나님의 소리라고 느낀 적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침묵 속에 드러나지 않은 사랑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저희 집 강아지 피치도 늘 침묵으로 말합니다. 말 한 마디 없이 반짝이는 눈으로, 빠르게 흔들리는 꼬리로, 살금살금 다가오는 걸음걸이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늘 같은 모습으로, 늘 같은 자리에서 기다려주고 반겨주고 사랑해줍니다.

지난 한 주간은 침묵 가운데 다가오신 하나님과 피치를 통해 사랑을 받고, 사랑을 느끼고 살았습니다. 침묵의 소리는 오래 남을 사랑의 언어인 것을 다시 한번 배우게 되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The Sound of Silence” 다시 읽어도 행복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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