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저희 아버지와 함께 외식을 했습니다. 아버지의 도움이 없이는 어머니께서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시다 보니 아버지 혼자 외출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마침 약국도 가셔야 하고 이발도 하셔야 한다기에 막내 다희에게 할머니 곁에 잠시 있어 달라고 부탁하고 외출을 했습니다.
오랫만에 아버지와 단 둘이 하는 외출이라 점심식사도 하고 들어가자고 말씀드렸더니 “그러자”하시면서 짜장면을 먹자고 하십니다. 저도 다니엘 금식 기간에 짜장면이 가장 많이 생각이 났던 터라 ‘자금성’이라는 짜장면 집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아버지께서 어린 시절 경험한 짜장면에 관한 일화를 말씀하시더니 집에 들어갈 때까지 고생스러웠던 지난 일들을 나누어주셨습니다. 이미 여러 번 들었던 이야기도 있었고 처음 듣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그날 따라 고생스러웠을 아버지의 삶이 마음에 더 깊이 전달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고백이 늘 그렇듯 아버지께서는 과거의 고난은 축복이 되었고, 과거의 실수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독이 ‘보틀리늄 톡신’이라는 세균이 만든 독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근육을 이완시켜 호흡을 못하게 만들어 사망하게 하는데 이 독 가루를 손가락 끝에 살짝 찍은 양으로도 수백명을 죽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독이 “보톡스”라는 이름으로 주름을 펴고, 통증을 치료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약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죽음을 부르던 독이 생명을 돕는 약이 된 것입니다.
우리 인생과 관계를 마비 시키는 독이 있습니다. 너무나 강력한 독이기 때문에 우리 삶의 모든 근육을 마비시키지만, 그 힘은 다른 고통을 멈추게 하고, 쉴 수 없던 근육을 쉬게 만들고, 인생에 드리운 깊은 주름을 펴줍니다. 독이 하나님을 알아가고 삶의 깊이를 더하는 묘약이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