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전에는 직분으로, 은퇴 후에는 삶으로

2025-06-22

토론토에 “캐나다 한인 은퇴 목사회(은목회)”라는 모임이 있습니다. 은퇴 목사님 내외 40-50분들이 한달에 한번 모여 예배 드리고 식사하며 교제하는 모임입니다. 2019년부터 저희 교회도 일년에 한번 식사 대접을 해드리고 있는데 지난 주 19일(목)이 바로 그 날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교회에 부담을 주는 것 같다’면서 미안해 하십니다. 식사 한끼 대접해 드리는데 어르신들이 눈치를 보는 것 같아 오히려 제가 죄송스럽고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눈치 밥 얻어 먹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사랑 받았다는 느낌을 가지실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우리 교우들을 대신해서 따뜻하게 대해드렸습니다.

은퇴 목사님 내외분들은 외로워 보였습니다. 노년의 외로움에 더해 목회자여서 겪는 외로움이 더한 것 같았습니다. 은퇴 후 출석할 교회나, 만날 사람이나, 설 자리가 마땅치 않아 느끼는 상실감과 외로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은퇴 전에는 목사라는 직분으로 사역 했지만, 은퇴 후에는 삶으로 사역한다. 그리스도인에게 은퇴는 없습니다. 사역이 바뀔 뿐입니다’는 내용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설교를 짧게 마치고 테이블 마다 찾아가 인사드리고, 반찬도 날라 드리고, 이야기도 들어 드렸는데, 어떤 장군 같은 여자 목사님이 연신 ‘귀여워, 귀여워’하셔서 모두 한바탕 웃었습니다. 두 분은 본인들이 삶에 관해 쓰신 책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집에 돌아와 책의 서론만 읽어 보려고 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절반 정도를 읽었습니다. 어떤 분은 섬겨주어 고맙다고 손자 용돈 주듯이 100불을 선물로 주셔서 어제 단기선교 썸머 페스트를 위해 사용했습니다.

은퇴 목사님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 외로운 분들이 많습니다. 특별히 은퇴 후 어르신들의 삶은 그 자체로 외로운 것 같습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듯 우리 주위의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보람된 마음으로 귀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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