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얼마 전 미국에 있는 두 가정교회로 설교를 위해 출타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 교회는 담임목사님이 은퇴 준비 중이셨고, 한 교회는 사임하셨는데 두 교회 모두 저를 두 번이나 초청해주셨습니다. 그런 경우가 드물다 보니 성도님 한 분이 ‘혹시 미국으로 떠나려는 것 아니냐’고 물으셨고, 상황을 설명드리면서 대화가 자연스럽게 제 은퇴에 관한 내용으로 까지 이어졌습니다.
그 때 언젠가 제 후임에 관해 성도님들께 미리 안내하고 기도도 부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맡기신 목민교회 목회가 언제까지 일지 알 수 없고, 교회는 후임 목사를 세우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미리 기도를 쌓아야 하는데, 제가 부탁드리지 않은 상황에서 성도님들이 알아서 후임을 위해 기도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참고로 휴스턴서울교회 최영기 목사님은 은퇴하기 10년 전부터 교회에 후임을 위한 안내를 하셨고, 올랜도비전교회 김인기 목사님은 조기 은퇴 5년 전부터 절차를 밟았습니다. 제가 최근에 방문한 교회들은 1-2년 만에 후임이 결정되었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후임에 관해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펜데믹 이후부터는 더 구체적으로 기도하게 되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정교회 멘토 목사님들께도 자문도 구하고 있습니다. 후임은 교우들이 결정할 사안이지만 기도하다 보니 반복적으로 기도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후임을 결정할 때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뜻을 잘 분별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사람들의 생각과 필요는 다 다르기 때문에 교회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분을 분별하고 수용하는 것이 중요한 태도인 것 같습니다. 모세도 자신의 후임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했고,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를 직접 지명하셨습니다(민수기 27:15-23).
가정교회를 잘 하실 분을 후임으로 세워 달라고 기도합니다. 가정교회를 통한 신약교회 회복이 교회의 주인되신 예수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후임은 저희 교회 문화를 잘 이해하는 분이어야 하는데 가정교회를 잘 모르면 사역하는데 많은 시행착오와 혼란이 예상됩니다.
후임은 한어회중과 영어회중을 잘 아우르면서 다음 세대를 잘 준비할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고 기도합니다. 신약교회를 회복하는 것은 결국 다음 세대로 이어져 가야 할 사역이자 이민교회의 마주할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목민교회를 개척할 때 하나님께서 “내가 할테니 너는 따라만 오렴”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분이 언젠가 “너의 역할은 여기까지다”라고 하실 것입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세우실 후임을 위해 교회가 함께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