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은 가족 이상의 가족입니다.

지난 주에 해외한인장로회(KPCA) 캐나다 동노회 정기노회에 참석했습니다. 노회 장소의 예배당 정면에 “교회같은 가정, 가정 같은 교회”라는 큰 표어가 붙어있었습니다. 제가 전도사로 있던 교회에서도 20여년 전에 사용 했던 표어라 익숙했고 반가웠습니다. 제가 가정교회 목회를 해서 그런지 가정이 들어간 표어라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표어는 참 좋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교회를 가정 같은 곳으로 만든다는 것은 의미 있고 보람된 일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 환경으로는 현실적으로 구호에 불과할 정도로 추상적이고 이상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가정교회를 하고 난 후로는 이 표어가 실제적이고 현실적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교회는 가정 “같은” 곳이 아니라 가족”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는 건물이나 조직이 아닌 가족입니다. 그래서 바울도 교회는 하나님의 가족 같은 곳이다고 하지 않고 “하나님의 가족이다”라고 직접적으로 표현 합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에베소서 2:19). “이 가족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디모데전서 3:15).

교회는 가족입니다. 교회가 가족이기 때문에 우리 교회 목장은 가족입니다. 목장은 교회 안에 있는 작은 소그룹이 아닌 한 목장 한 목장이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목장은 가족 같은 목장이 아닌 가족이 되어야 합니다. 가족은 가족 구성원 사이에 서로에 대한 역할과 책임이 있습니다. 목장에서도 그 역할과 책임을 다 해야 좋은 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

목장이 가족이라면 가족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분들은 괜찮지만 가족의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은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목장이 가족이라고 하면 오히려 마음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가족에 대해 좋은 기억 보다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많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목장은 가족이지만 가족 이상의 가족이 되어야 합니다. 가족이 해야 할 일들을 당연히 하면서도 가족이 하지 못하는 것을 목장에서 합니다. 가족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목장에서는 이해 합니다. 목장식구들 사이에 가족 그 이상으로 사랑하고 돌보는 것입니다. 그 때 목장은 가족이면서도 가족 이상의 가족이 되는 것입니다.

목장은 가족이기 때문에 목장 식구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목장이 가족이기 때문에 목장에 갈등이 생기는 것도 당연한 것입니다. 목장에 갈등이 있다고 실망하는 사람은 목장을 잘 못 이해한 것입니다. 이 세상에 갈등이 없는 집안은 없습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자녀들도 모두 불완전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가족으로 산다는 것은 갈등을 안고 갈등 속에서 사는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교회는 갈등이 있습니다. 교회는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갈등이 있다고 해서 가족을 인정하지 않고 가정을 뛰쳐나가는 것이 올바르지 않은 것처럼 목장에 갈등이 있다고 해서 목장식구들을 인정하지 않고 가족을 바꾸어 달라고 하는 것도 올바른 일이 아닙니다. 목장에 갈등이 있을 때는 목장이 영적인 가족인 것을 다시 확인하고 서로의 약함을 인정하고, 견디며, 서로를 세워주어야겠습니다. 목장은 가족 같은 곳이 아닌 가족 이상의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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