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공부의 목적

저는 삶은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노란색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세상의 모든 것이 노란색이듯 삶을 문제로 보니 내 삶의 모든 것은 풀어야 할 문제였습니다. 삶을 문제로 보고 사는 것은 개미 같은 인생이었습니다. 개미에게는 주변의 모든 환경이 풀어내야 할 문제입니다. 작은 돌도 나뭇잎도 아이들의 장난감도 피해가고 넘고 극복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러다 38살쯤 되었을 때 좋은 선생님을 만나 삶은 경험해 가는 신비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삶을 신비로 보기 시작하니 초봄 나뭇잎의 연초록과 가을 단풍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설거지할 때 그릇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걸을 때 땅바닥과 발이 닿는 감촉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삶을 신비로 보고 사는 것은 나비 같은 인생이었습니다. 나비에게는 주변 모든 환경이 구경거리입니다.

삶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인생을 문제 푸느라 고민하며 답답하게 살 수 있고, 인생을 경험하며 감사하게 살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에는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문제를 풀고 나면 맛보는 성취감도 있습니다. 그러나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많고, 풀지 않아도 되는 문제들도 많고, 풀고 나니 내가 원하는 답이 아닌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이 세상에 문제 풀라고 보내시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보시기에 심히 좋은 세상을 경험하라고 보내셨습니다. 혼자 경험하기도 하고 더불어 경험해 가면서 하나님이 나를 이 세상에 보내신 뜻을 발견하며 사는 것입니다.

삶 공부의 목적은 이름대로 삶을 살도록 돕는 공부입니다. 많이 배워도 살지 않으면, 답을 알아도 살지 않으면 도움이 안 됩니다. 삶 공부를 얼마나 많이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그 내용을 가지고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삶을 경험해 가는 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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