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섬김

올해는 큰 행사가 두 가지가 있습니다. 5월에 있는 평신도 세미나와 9월에 있을 목회자 컨퍼런스입니다. 평신도 세미나에는 이번이 다섯 번째 주최하는 것인데 북미에서 22명이 참석하기로 했고, 목회자 컨퍼런스는 2013년 이후 두 번째인데 북미와 선교지에서 120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평소에 바자회 같은 행사도 잘 안하는 교회에서 정기적으로 이런 행사를 주최하는데 제가 볼 때 참 잘 하시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소리 없이 잘 섬기십니다. 소리 없이 섬기는 것은 실력이 없으면 안 됩니다. 한국에서 조기축구하시는 분들을 보면 운동장이 떠나 갈 듯이 소리를 지릅니다. 프로축구 경기장에 가 보면 전후반 90분 동안 선수들은 거의 말이 없고 거친 숨소리만 들립니다.

소리 없이 잘 섬기는 또 다른 이유는 목적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세미나에 참석하시는 분들이나 보내는 교회는 큰 기대를 걸고 참석하거나 보냅니다. 이분들이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가서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잘 세우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입니다. 같은 목적을 가지고 섬기기 때문에 소리가 없습니다.

소리 없이 잘 섬기는 마지막 이유는 섬김에 희생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저희 교회는 이런 행사를 할 형편이 못 됩니다. 건물을 임대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부엌 사용이 어려워 음식을 가정에서 다 준비해 와야 합니다. 자체 건물이 없이 매년 평신도 세미나를 주최하는 교회는 북미에서 저희 교회가 유일합니다. 참석자들을 2박 3일 동안 가정에서 주무시도록 해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이 기간에 휴가를 냅니다. 희생하는 사람은 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희생이 들어간 만큼 기쁨이 크다는 것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을 지을 때 무수한 재료와 장비가 사용 되고 일꾼이 18만 3300명이나 동원 되는 큰 건축이었는데 성전 안에서는 어떤 연장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고 합니다(열왕기상 6:7). 실력이 있었고, 하나님을 위한 목적이 분명했고, 희생이 들어간 섬김이었기 때문에 기쁨 가운데 소리 없이 섬겼습니다.

2017년 평신도 세미나에 뉴욕에서 목자님 부부가 참석 했습니다. 목자님이 알 수 없는 질병으로 투병 중이셨습니다. 비행기도 탈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 목장 VIP가 뉴욕에서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운전해 주었습니다. VIP가 캐나다에 들어 올 수 없는 신분이기 때문에 버팔로에서 2박 3일 동안 기다리기로 하고, 목녀님이 나이아가라에서 교회까지 운전해서 왔습니다. 건강 때문에 염려를 했는데 목자님이 세미나를 잘 마치고 뉴욕으로 떠나면서 다음에는 자신을 위해 운전해 준 VIP를 데리고 본인이 직접 운전해서 세미나에 오겠다고 했습니다.

그 다음 해에 그 목자님의 처제가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이 자매는 목녀인 언니와 어렸을 때부터 경쟁 관계였는데 언니가 무슨 일이든 잘하다 보니, 비교 되는 것이 싫어서 언니가 하는 일은 안하고 살았다고 합니다. 언니가 같은 교회 목녀다 보니 자신은 목녀 할 생각을 안 했는데 세미나 등록했습니다. 그런데 등록을 마치고 임신한 사실 알게 되었습니다. 임신 초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세미나 참석을 포기하려고 했는데 비행기표를 물릴 수가 없어서 억지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입덧 때문에 평소 음식도 잘 먹지 못하고 비행기 여행으로 피곤한 상태로 토론토에 도착 했는데 교회에 도착하자 마자 몸이 좋아져서 세미나 기간에 모든 식사를 거르지 않고 먹었다고 합니다.

세미나를 마치고 주일예배 시간에 이런 간증을 했습니다. 강의 중에 사람들은 보통 평생을 자신과 자신의 가족만을 위해 살다가 흔적 없이 죽게 되는데, 우리가 주님과 이웃을 위해 살 때 진정한 행복과 보람을 맛보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목자로 헌신하고 뱃속에 있는 아이의 태명도 “목자“로 한다면서 돌아갔습니다.

이번 평신도 세미나와 목회자 컨퍼런스 때도 이런 아름다운 간증과 소리 없는 섬김의 기쁨이 넘쳐나기를 기대합니다.

다른 칼럼 읽기